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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8.10.09 20:26

다이빙이야기 #2] 바닷속에서 죽을 뻔 하다

피피섬에 이어서 두번째 날 다이빙은 라챠 야이와 라챠 노이 라는 곳에서 있습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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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라챠의 멋진 바다.. 물이 맑고 잔잔해서 스노클링을 하기에도 아주 좋습니다.



라챠는 제가 3년전 처음 다이빙을 한 곳이기도 한데
바다가 정말 잔잔하고 시야가 좋으며 그리 깊지 않아서 (최대 수심 약 20미터 정도..)
초보자가 다이빙 하기에 정말 좋은 환경입니다.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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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물속까지 깨끗하게 들여다 보이는 라챠의 바다



다만 그렇게 다이빙 하기 좋은 곳이다보니 바닷속 환경은 좀 많이 망가져서
가슴이 아픈 곳이기도 합니다.

산호가 이미 다 깨어져서 석회처럼 가루가 되어 땅에 깔려있는 라챠를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.
사람의 손이 닿는 곳은 모두 이런 것인지...

저도 그 파괴 행위에 한 몫을 한 것 같아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.
(3년전에 처음 다이빙 할 때 한 서 너개 정도의 산호를 깨뜨렸던 기억이...ㅡ.ㅡa)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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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깨진 산호들로 황량하게 보이는 라챠노이의 바닷속


아무튼 편안하게 다이빙 할 수 있는 곳이다보니
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물에 뛰어들었습니다.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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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보트 주변으로 몰려드는 물고기 떼


갑자기 수천 아니 수만 마리의 물고기 떼가 제 주변을 감싸고 돌았습니다.
이 무슨 황홀경인지...
그런 물고기 떼의 모습에 취해 전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들었고
열심히 동영상을 찍고 있었습니다.
그런데 어디선가 기계음 같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.
물 속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올 곳은 단 한 곳.....
바로... 보트 였습니다....
 
살짝 올려다보니 바로 제 머리 위에 (한 30센티미터 정도 차이로??) 배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.
돌고 있는 스크류에 빨려들어가면 전 꼼짝없이 죽는 상황이었습니다.
 
고요한 가운데 들려오는 규칙적인 기계음..
제가 내뿜는 공기에서 나오는 거품이 부서지는 소리..
그리고 다른 소리는 아무것도 들려오지 않는 죽음의 침묵속에서
거의 반사적으로 저는 급하게 아랫쪽으로 하강을 했습니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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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Parrot Fish (부리 부분의 화려한 무늬가 앵무새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)


그러면서 정말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.
아래를 내려다보니 다이빙 강사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저를 올려다 보고 있고,
(나중에 안 거지만 다이버들이 물 속에 있기 때문에 배는 스크류를 끄고 있었답니다.
 강사는 그걸 알고 구하러 오지 않은 것이고..당연히 저는 그런 사실을 몰랐지요.)

물고기들은 역시나 변함없이 제 주변을 돌며 진혼곡을 연주하는 듯 헤엄치고 있었고,
눈물을 흘리실 부모님 생각도 나고,
올라가는 동안 구하러 오지 않은 강사가 원망 스럽기도 하고,
아.. 회사 사람들 월급 명세서에서 다음 달에 1만원씩 공제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^^;;
(저희 회사는 임직원 사망시 1만원씩 공제해서 유족에게 전달한답니다.)
 
정신을 차려보니 다행히도 저는 물 아래로 안전하게 하강해 있었습니다.
심장이 쿵쾅쿵쾅 뛰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.
그때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올려드립니다. .ㅡ.ㅡa

















▲ 대왕 조개



산을 좋아하시는 제 스승님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.
"산은 항상 온화하게 사람을 감싸준다. 그러나 사람이 교만하면 꼭 산은 사람에게 댓가를 치르게 한단다."
이 분은 술을 드시고 등반을 하시다 조난을 당하신 적이 있으셨습니다.
그 이후로 절대로 등산하실 때 술을 드시지 않으시고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등산을 하신다고 합니다.
 
저도 여러분들께 이 말을 그대로 들려드리고 싶습니다.
"바다는 항상 온화하게 사람을 감싸준다. 그러나 사람이 교만하면 꼭 바다는 사람에게 댓가를 치르게 한다."
가벼운 마음으로... 어쩌면 경박한 마음으로... 다이빙한 저에게 바다가 내려준 교훈이 아닐런지요..
 
오만했던 저의 마음을 추스리고 진짜 다이버로의 마음가짐으로 돌아와
다시 물 속 여행을 계속했습니다.
 
그런 저의 마음을 아는지 별로 볼 것 없는 라챠의 바다는
평생 처음 보는 광경을 제게 선물했습니다.






▲ 푸르스름한 형광색으로 빛나는 갑오징어 무리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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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위 동영상에 나오는 갑오징어


그야말로 신이 창조해 낸 피조물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.
어떻게 이런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요?
너무나 신기하고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.

게다가 라챠에서 이런 광경을 보다니 정말 이지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.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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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Lizard Fish (바닷속 흙 주변에 보호색을 띄고 있음)


라챠는 제가 생각했던 것 만큼 심각하게 오염된 곳은 아니었던 것입니다.
이런 환경을 더 잘 보존하기 위해서라도
사람들의 관심이 더 필요한 것이겠죠?
 
아무쪼록 라챠의 바다가 더욱 더 제 모습을 찾아서
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존되길 기원해봅니다.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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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은빛의 Barracuda 떼 (바다의 늑대라고 불리는 육식 물고기이지만 다이버는 잘 공격하지 않습니다.)


길쭉하게 마치 갈치 처럼 생긴 은빛의 바라쿠다 무리도 시선을 사로 잡았습니다.
바라쿠다도 왠만해선 눈에 잘 안띄는 종인데
이 날은 꽤 큰 무리의 바라쿠다가 떼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.
 
이 녀석들이 저를 중심으로 양 갈래로 갈라져서 겁도 먹지 않고 제 옆으로 유유히 지나가는데
이 또한 잊을 수 없는 광경이더군요.
 
오늘의 교훈은 바로...

" 다이빙은 첫째도 안전. 둘째도 안전.... 그리고 셋째는 자연 보호 ^^ "






아래는 오늘의 보너스 사진들입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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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어드밴스드 오픈워터를 담당한 사부(주황색 핀)과 동기


역시 레스큐 다이버라면 핀이 저 정도는 되어야...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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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산호의 일종... 다이버의 몸에 달라붙기도 한답니다.


신기하게 생긴 벌레 같아요. 그렇지 않나요??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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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해삼....


먹고 싶지는 않군요. 역시 해삼은 우리나라 연근해에 나는 해삼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.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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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형형색색의 산호




▲ 마지막 사진은 접니다. ^^


행복한 하루 되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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